총조직검사
좀더 정확한 결과를위해 총검사를 하는게 나을까요 아님 1년정도 기다려 보는게 나을까요 선생님을 친철한상담 부탁드립니다.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이쪽 방에는 제가 매일 들어오는 것을 가끔 잊어서요..
그나저나 마음이 많이 불편하시겠습니다. 아산병원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진료하고 있는가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병원이니 일단은 믿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아산병원의 입장이 이해가 갑니다. 혹은 6mm 밖에 안되고, 나온 세포가 암이라고 딱 부러지게 나온 것도 아니고..
아마 저희들이 드린 슬라이드도 다시 현미경으로 보았을 것입니다.
딱 암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경우라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세침흡인을 했고,
이번에는 암세포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무엇이 진실이냐? 그게 중요합니다.
1) 저희 병원 검사가 오진이었다. -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은 암세포가 아닌데
① 암세포는 아니지만 모양이 좀 이상하게 생긴 세포라서 판단이 어려웠다.
② 세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약간 변형되어 모양이 암세포 비슷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들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판독이 "암이다" 이렇게 나오지 않고 "암일 것 같다" 정도로 나왔으므로 사실은 암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해야합니다.
2) 아산병원의 결과가 오진이었다. - 안타깝게도 이런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이 비록 작기는 하지만 혹의 일부에만 암세포가 있었는데,
채취는 정상부위에서 이루어졌다면 암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그러면 초음파 소견은? 초음파상 모양은 암일 가능성이 있게 생겼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이렇게 생긴 혹은 약 40 ~ 50% 가 암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판단에 도움이 되는 소견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이지는 못합니다.
4) 크기가 줄었다는 사실은? 기분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지금 여러 정황상 혹은 암이라 하더라도 혹의 일부가 암이지 혹 전체가 암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신지로이드의 효과가
"암이 아닌 부분"에서 나타났다면 혹의 전체크기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혹의 크기가 줄었다는 사실로 "내부에 암세포는 없다."라고 선언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5) 총 조직검사는 도움이 될까? 도움은 될 것입니다. 만일 암이라고 나온다면 불행한 일이지만 진료를 빨리 진행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일 정상이라고 나온다면.. 암세포는 없을 것이다라고 추정하는데 약간의 도움이 더 되겠지만
정말 암세포가 한개도 없었는지를 확신하는데는 모자랍니다. 한번 암세포가 비치면 이렇게 일이 어려워집니다.
6) 혹시 암이 맞으면 어쩌려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되는 것이냐? 그건 괜찮다고 봅니다.
갑상선암은 아직도 치료를 해야하느냐는 논란이있습니다.
특히나 1cm 보다 작은 갑상선암은 차라리 치료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견해가 아직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작은 갑상선암은 평생 잠잠히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망환자의 부검 사례에서 생전에 몰랐던 갑상선암이 엄청나게 많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괜히 갑상선암이라고해서 수술을 하고나면 평생 갑상선이 없어 약을 먹어야하는 불편함과 부작용이 뒤따르는데,
얌전히 있을 혹을 괜히 수술하고 이 고생을 하느니 놔두고 관찰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이지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아무리 작은 갑상선암이라도 제거하는 것으로 추세가 바뀌고는 있지만 일리있는 견해입니다.
아주 개인적인 견해를 말쓰드리고자 합니다. 개인적이라는 전제를 다는 이유는 아직 충분한 임상사례가 뒷받침되지 않아
객관성이 입증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같은 입장이라면 마음이 매우 초조할 것 같고,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지 시간을 끌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총 조직검사를 해서 만일 암이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빨리 수술을 해서 일을 종결짓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어짜피 혹이 작으니 예후는 매우 좋을 것입니다.
만일 다행히도 암이 아니라고 나온다면 고주파절제술로 혹을 없애버리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물론 정말 작은 암이 있었는데 발견 안되었을 '가능성'이 작게라도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암이 정말 있더라도
몇 mm도 안되는 작은 크기일텐데, 양성 혹 내부에 있는 그정도 크기의 암이라면 혹을 태워 다 같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위의 1)에 ①, ② 이유로 암이 실제로는 없었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두고 두고 골치아픈 것보다 제거하는 것이
여러모로 더 편할 것입니다.
환자분의 선택에 따라서는 괜찮다고 나오면 그냥 두고 볼수도 있구요.
그냥 두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하겠지요.
총 조직검사를 이런 정도의 잇점이 있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병원으로 연락주십시요.
모쪼록 최선의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심정석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