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
1. 검진을 받았는데 갑상선에 혹이 있다고 합니다.
갑상선에 이상 소견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검사를 검진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갑상선 결절은 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됩니다.
1-1. 갑상선 혹, 결절, 물혹, 종양... 다 같은 말인가요?
갑상선 혹과 결절은 같은 뜻입니다. 그냥 덩어리란 의미입니다.
결절에는 암도 있고, 물혹도 있고, 종양도 있습니다. 암은 암세포로 이루어진 결절, 물혹은 액체로 이루어진 결절, 종양은 종양세포로 이루어진 결절입니다.
갑상선 결절 중에는 물혹도 아니고, 암도 아니고, 종양도 아닌 결절이 제일 많습니다. 갑상선의 정상 세포가 단순히 증식하여 덩어리 (=결절 = 혹)이 형성되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를 증식성 결절이라고 부릅니다.
1-2. 검진 결과 결절이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검진이란 용어는 "현재 아무 이상 없다고 알고 있는 수검자들에게 이상 소견이 있는지 없는지 본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검진 센터에서 "이상 소견이 있다"는 결과를 받으셨다면 그것이 암이다, 심각하다, 치명적이다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그냥 뭔가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다. 이런 의미입니다.
따라서 검진 결와 갑상선에 이상 소견이 있다는 소견을 들으셨다면 다음 단계에서 하실 일은 진단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진단 단계로 넘어가면 대개는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합니다.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이유는 다음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입니다. 1) 조직검사를 해야 할 만큼 위험성이 기준치를 넘는가? vs. 2) 이상 소견이 있지만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기준치에는 미치지 않는가?
1-3. 건강검진 받았는데 큰병원 가보라고 합니다, 암인가요?
검진센터에서는 이상소견이 발견됐을 때 진단을 위해 상급병원 진료를 권고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급병원 진료를 권고하는 사유를 결과지에 적게 되는데, 이 결과지의 단어 하나 하나에 너무 민감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다는 뜻이지, 그것이 바로 암이란 뜻은 아닙니다. 상급 병원에 가시면 조직검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며, 암 가능성이 있다면 조직검사를 할 것입니다. 조직검사 역시 암이란 뜻은 아닙니다. 암인지 보기 위해서 하는 검사입니다.
2. 초음파를 보면 암인지 아나요?
초음파로 암의 가능성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로 암 여부를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저에코 고형성 종양, 세로로 긴 모양, 석회화가 있는 모양 등이 있을 때는 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의심스런 소견이 있다고 다 임인 것은 아닙니다. 초음파 검사의 목표는 조직검사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초음파 소견을 기준으로 암 위섬성 등급을 평가하고 각 등급별로 조직검사를 하는 크기 기준을 대입하여 조직검사를 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2-1. 결절이 크면 암인가요?
결절이 크다고 하여 암인 것은 아닙니다. 초음파 소견상 암의 위험도를 판단하는데에는 크기보다 모양이 더 중요합니다.
2-2. 모양이 나쁘면 크기가 작아도 암인가요?
모양이 나쁘다고 다 암인 것도 아닙니다.
저는 요즘 모양이 좋다, 나쁘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암일 것 같은 선입견을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음파 소견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모양의 기준과 크기의 기준을 대입하여 조직검사 대상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 뿐입니다.
조직검사의 결과를 조직검사가 나온 후에 판단하는 것이지 초음파 소견으로 섯불리 예견해서는 안됩니다.
2-3. 초음파 소견을 왜 병원마다 다르게 말하나요?
초음파 소견을 보고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입니다. 물론 기준과 원칙은 있습니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떤 경우엔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야구 심판이 스트라이크, 볼 판정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같은 결절이라도 초음파를 다시 보면 상당한 편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환우님들은 몹시 혼란스러워 하시는데, 결국 어느 의사의 전문성을 더 인정하실지에 따라 어느 의사에게 진료 받을지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4. 병원을 옮기면 초음파검사를 다시 하나요?
저희 병원에 오시는 경우 상당한 비율로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합니다. 검진센터에서 복사해오신 초음파 영상 복사본은 진료에 큰 도움이 되지만 조직검사를 할지 말지 결정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담겨있지는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검사 여부를 결정하는데 정보가 충분치 않은 경우, 또는 이전 병원에서 제시한 견해와 다를 것 같은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합니다.
3. 세포검사와 조직검사
조직검사라는 큰 범주 안에 세침검사(=세포검사)가 포함됩니다. 조직검사란 인체에서 조직의 일부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보는 모든 검사법을 일컫습니다. 수술로 떼어내면 수술적 조직검사, 총이라고 부르는 기구로 떼어내면 총조직검사, 가느다란 바늘 (=세침, 일반 주사기 바늘도 해당)로 채취하면 세침검사입니다.
3-1. 세침검사(=세포검사)와 조직검사는 다른 건가요?
세침검사는 결절에서 주사 바늘로 세포를 흡인하는 방식입니다. 흡인된 세포 알갱이를 현미경으로 보고 진단합니다.
총조직검사는 "총 (gun)" 이라고 부르는 특수 기구를 이용하여 조직의 절편을 채취하여 진단합니다. 날카로운 두개의 날을 스프링을 사용하여 발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채취할 때 "탕" 하는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총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총조직검사를 하면 채취되는 세포의 양이 더 많고 배열도 살아있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총조직검사는
: 바늘이 더 굵고 조직을 잘라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검사자의 숙련도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 총조직검사는 여포성 종양이 의심될 때 특히 유용합니다.
: 결절이 너무 단단하여 세침검사상 판독 불가가 나왔을 때 총조직검사가 유용합니다.
: 그러나 총조직검사를 했으니 난 암인가보다, 그런 상관 관계는 없습니다.
- 병원에 따라서, 의사에 따라서 세침흡인과 총조직검사에 대한 선호도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병원은 세침흡인을 더 많이 하고 어떤 병원은 총조직검사를 더 많이 합니다.
3-2. 세포검사가 틀릴 수도 있다던데 재검사를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을 하시는 경우는 아래 둘 둥의 하나 일 것입니다.
- 암이라고 나온 경우: 괜찮다고 바뀌는 경우는 사실상 없습니다. 암이라고 진단되어 너무 놀랍고,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서 틀릴수도 있다던데, 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안타깝게도, 암이라고 진단된 결과가 재검사에 괜찮다고 바뀌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환자분의 결절에서 암세포가 나왔다."는 사실은 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괜찮다고 나온 경우: 재검사에서 암으로 바뀌는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암이라고 하더라도 혹 안에 암세포만 있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암에서 세포검사를 했더라도 채취할 때 암세포가 안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괜찮다고 진단됩니다. 이런 경우 재검사에서 암세포가 채취되면 진단이 암이라고 바뀝니다. 문제는 왜 괜찮다고 나왔는데 또 이런 의문을 갖고 재검사를 알아보시는지, 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검사 받은 병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신 것은 아닌지요? 그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하실 일은 인터넷을 뒤져서 검사 결과가 바뀔 가능성을 검색하거나 진실을 파헤치료고 노력하실 때가 아닙니다. 못미더운 의사가 아니라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음이 갈 의사를 찾으셔서 그 분을 주치의로 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받으신 진료기록을 제출하시고 재검사를 해야할지 괜찮을지 의뢰하십시요. 재검사가 필요하다면 다시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안심하시면 됩니다.
3-2-1. 5단계면 암 가능성이 75%인데 재검사를 해야 하나요?
5단계로 진단된 경우 암 가능성은 교과서적으로 75% 입니다. 즉, 수술했을 경우 암이 아닐 가능성도 25%나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암으로 확정되는 경우는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수술을 하지 않고서는 암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수술은 필수적입니다. 그럼에도 수술하기가 망설여 지시는 분들께서는 재검사보다는 재판독을 의뢰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재검사는 조직의 채취부터 다시하는 것이고, 재판독은 기왕에 채취된 세포나 조직을 다른 병원에 가져가서 다시 판독을 의뢰하는 것입니다. 내 몸에서 나온 세포가 암세포 맞나? 그 부분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재판독이 더 효율적입니다.
3-2-2. 동네병원에서 세포/조직검사 빨리 받고 대학병원으로 가도 되나요?
대학병원은 몇달 밀려있고, 가까운 병원은 금방된다니 일단 금방 되는 병, 의원에서 세포/조직검사를 받고 가면 결과가 나오면 대학병원으로 옮긴다.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만, 진료의 질이 문제입니다. 분명히 암이 의심된다고 해서 세포/조직검사를 받았는데 괜찮다.. 또는 괜찮은 것 같은데 몇 달뒤에 다시 보자.. 애매하다 등등의 결과가 나오면 (실제로 이런 결과가 암이라고 나오는 경우보다 훨씬 많습니다.),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계획을 잡으신 것은 암일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시는 거쟎아요? 그런데 괜찮다고 나오면 혹시 오히려 당황스러워 지는 것은 아닌지요? 자, 그래서 지금 가시려는 동네 병원의 신빙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 병원의 실력을 믿을만해서, 결과가 뭐가 나오든 믿을만 한가? 그렇다면 이 계획대로 하셔도 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환우님이 신뢰할 수 있는 병원, 혹시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큰 병원에서 결과를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병원, 그런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시면 됩니다.
3-2-3. 동네병원의 세포검사 결과가 대학병원에서 바뀔수도 있나요?
네, 여러가지 이유로 그럴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를 다시 해보니 결과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조직을 재판독 해보니 결과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세포검사/조직검사는 전문성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3-2-4. 2차 검사는 꼭 3개월을 기다려야 하나요?
조직검사를 바로 다시 하면 안된다는 항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명 대학병원들에서 그런 이유로 다음 검사를 3개월 후로 잡는 경우가 많다보니 더욱 그런 믿음이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옛날에 일부 논문들이 검사를 바로 다시하면 세포 형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검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제 생각에 유명 대학병원들이 그런 방침을 견지했던 이유는 검사 스케줄이 밀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는 2차 검사가 필요하여 내원하신 분들의 경우 이전 검사 일자와 상관 없이 필요하면 바로 조직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이전 검사 일정이 너무 가까와 결과에 영향이 있었던 적은 한차례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3-3. 비정형 3단계였다가 나와서, 암일 수도 있고, 괜찮을 수도 있다는데 검사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검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애매한 세포가 채취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조직검사를 했으면 암인지, 아닌지 양단간에 결정이 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상선에는 비정형 3단계 같이 회색지대의 결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비정형 3단계와 4단계 여포성종양입니다. 비정형3단계에 대해서는 생각해야 할 바가 많으므로 별도의 문서(▶ https://naver.me/xxxuDVk6)에 따로 자세히 다루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4. 여포성 종양은 수술을 해야하나요?
4단계 여포성 종양은 비정형 3단계와 더불어 갑상선 조직검사 결과 회색지대에 해당하는 난해한 결과 입니다. 암 가능성이 약 30% 정도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수술을 해서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암인지, 아닌지 판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여포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암 가능성이 너무 적은 경우엔 수술을 안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기준이 크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여포성 종양이 암일 가능성은 30% 정도로 알려져있지만, 2cm 보다 작은 여포성 종양만 따로 모아 보면 암 가능성이 2% 미만입니다. 따라서 요즘은 2cm 보다 작은 여포성 종양은 수술 보다는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 진료 지침입니다.
3-5. 유두암 판정을 받았는데 5단계, 6단계 이런 건 뭔가요?
세포검사 결과는 1단계부터 6단계까지 판정의 등급이 있습니다. 1단계는 세포 부족, 2단계는 양성, 3단계는 비정형, 4단계는 여포성종양, 5 단계는 유두암 의심, 6단계는 유두암입니다. 따라서 담당 의사에게 유두암이란 말씀을 들었다면 5단계나 6단계이실 것입니다.
6단계가 5단계보다 더 나쁜 암인 것은 아닙니다. 6단계 세포가 나오든, 5단계 세포가 나오든 같은 암입니다. 5단계, 6단계는 예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3-6. 나의 세포검사 결과지에는 왜 단계나 표시되어 있지 않나요?
세포검사 결과지에 몇단계인지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는 양성이다, 암이다, 비정형이다, 여포성 종양이다 이런 진단명을 적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병리과 전문의들이 갑상선 세포검사 결과를 1단계 ~ 6단계로 판독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자신들의 제안을 베데스다 시스템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내용이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어 지금은 베데스다 시스템에 따라서 1단계 ~ 6단계로 나누어 판독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자발적인 참여일 뿐, 의무는 없습니다.
저도 위드심의원에서 진료를 할 때, 몇단계인지 명시되어 있는 병리 결과 보고서를 받습니다만, 환자분께 결과를 말씀드릴 때는 양성입니다. 암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지 단계를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베데스다 시스템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단계 | 의미 | 암 가능성 |
1단계 | 세포부족으로 판독하기 어려운 검체 | 5 ~ 10% |
2단계 | 양성 | 0 ~ 3% |
3단계 | 비정형 | 10 ~ 30% |
4단계 | 여포성 종양 | 25 ~ 40% |
5단계 | 암 의심 | 50 ~ 75% |
6단계 | 암 | 97 ~ 99% |
4. 갑상선 암의 수술전 검사
위의 3. 항목까지에서 암인지 아닌지를 "진단"하기 위한 검사였다면, 이제부터 하는 검사는 치료의 방법 선택, 수술의 범위 결정을 위한 검사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은 결절이 피막이나 주변의 주요 장기에 침습했을 가능성이 있는가? 림프절 전이 가능성은 있는가 등입니다.
4-1. 큰 병원에 가면 초음파 검사를 다시 하나요?
대개는 다시합니다. 갑상선암의 치료를 위한 초음파 검사는 지금까지 진단을 위해 수행했던 초음파 검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갑상선 암과 피막의 관계를 파악하고, 갑상선 밖의 림프절 전이 여부를 보는 것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수술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4-2. 큰 병원에 가면 세포/조직검사를 다시 하나요?
대개는 다시 하지 않습니다. 세포/조직검사를 다시 하는 경우보다는 갑상선암을 진단한 병원에서 가져간 슬라이드를 재판독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수술 받으러 가는 병원에 본인이 암으로 진단된 슬라이드를 갖고 가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세포는 환자분의 갑상선 결절에세 채취한 세포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리고 그 세포가 암세포라조 진단된 것이죠. 수술할 병원에서 그 세포를 다시 판독했을 때 역시 암세포로 진단한다면 첫번째 병원에서 오진했을 가능성은 없어집니다.
암으로 진단된 것이 믿어지지 않아서 처음부터 검사를 다 다시 받아보기 원하시는 환자분들을 종종 뵙습니다. 그럴 때도 검사를 다시 하는 것보다는 재판독이 더 유용한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검사를 다 다시 받으려면 대기 시간이 훨씬 길어져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등,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재 판독에서 암이 양성으로 바뀔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고 계신분도 많으십니다. 이에 대해서는 "갑상선암의 진단" 페이지에서 세포검사가 틀릴 수도 있다던데 재검사를 해야 하나요? 항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3. 지금 본 초음파 검사로는 림프절이 안보이나요?
갑상선 암과 관련한 초음파 검사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1) 갑상선 내부의 결절이 암인지 보는 검사, 필요하면 조직검사를 시행함.
2) 갑상선 암과 피막의 위치 관계나 림프절 전이 여부를 검사.
갑상선 암으로 진단된 분들은 1) 검사까지만 하신 상태이며 아직 2) 림프절에 대한 검사는 안한 상태입닌다. 2) 검사는 암으로 확정된 분들이 수술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서 1) 검사와는 별도로 시행합니다. 검사의 초점이 주로 갑상선 밖의 림프절을 보는데 맞춰져 있으므로 1) 과는 다른 검사입니다.
4-4. 초음파와 CT를 보면 전이가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나요?
림프절 전이 여부를 보기 위해서는 갑상선 밖을 보기 위한 초음파 + 경부 CT 를 합니다. 많은 병원들이 두 검사를 모두 하지만 병원에 따라서는 둘중의 하나만 하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전이 (=의학용어로는 미세전이 또는 현미경적 전이라고 합니다.) 는 초음파나 CT로 발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크기가 좀 커져서 육안적으로 볼 수 있는 크기 (= 의학용어로는 육안적 전이라고합니다.) 가 되면 초음파와 CT 로도 보입니다. 미세전이의 경우 수술 전에 발견되지 않았다가 우연히 수술 후에 발견되기도 하지만 예후에 영향이 미미하므로 너무 걱정하시지는 않으시길 당부드립니다.
만일 갑상선 암으로 진단 후, 초음파 + CT 결과상 전이 림프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들으셨다면, 적어도 육안적 전이는 없으며,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영향이 미미한 미세전이 이상은 없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5. 갑상선암, 어떻게 치료하나요?
갑상선암은 전통적으로 수술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최대 직경이 1cm 이하인 미세유두암이 많이 진단되면서 비수술적 치료도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세유두암에 대해서는 수술과 비수술을 동등한 입장에 있는 치료 옵션으로 놓고 선택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미세유두암의 경우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는 현재 동등한 치료 성적을 보입니다.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해도 위험하지 않습니다.
5-1. 수술
수술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수행된 치료법이며, 국내에서만 수십만명의 갑상선암 환자분들을 완치시켜드린 매우 고마운 치료법입니다. 수술 후 갑상선암의 완치율은 거의 100%입니다.
5-1-1. 절개술과 로봇수술
충분한 경험이 있는 집도의가 수술하는 경우 최종적인 수술의 성과는 둘다 매우 우수합니다. 두 수술법에는 뚜렷한 장단점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습니다.
절개술은 절개의 범위가 더 좁아 회복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습니다.
로봇수술은 수술 부위를 더 많이 확대해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지만, 겨드랑이, 유륜, 구강내, 귀뒤 등 절개부위로부터 갑상선까지 로봇수술 기구를 진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수술의 범위가 더 넓고, 회복이 좀 더 느리며, 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수술하는 의사가 아니다보니 절개술과 로봇수술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을 제공해 드리기를 어렵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의 로봇수술을 하시는 것은 아니므로, 만일 환우님께서 로봇수술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진료를 받으시기 전에 희망하시는 집도의께서 로봇수술을 하시는지 하지 않은시는지 정도는 파악을 하고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5-1-2. 전절제와 반절제
수술을 위해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것을 전절제, 갑상선의 반쪽만 절제하는 것을 반절제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양쪽 갑상선의 사이에 있는 협부만 절제하는 협부절제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갑상선 전체를 잃어야 하는 전절제보다 갑상선의 반을 지킬 수 있는 반절제가 선호되겠지만, 그 선택은 환우님들이 마음대로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들도 당연히 갑상선을 반이라도 지켜드리기를 원하지만, 피치못하게 전절제를 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절제 / 반절제 여부는 의학적 상황에 따라 집도의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5-1-3. 수술 후 갑상선 약 복용
전절제를 하는 경우에는 갑상선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므로 갑상선 약을 먹어서 기능을 보존해야 합니다.
반절제를 하는 경우에는 나머지 반쪽의 갑상선에 기능이 남아 있으므로 약을 먹지 않아도 갑상선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반절제 후 갑상선약이 필요한 경우는 대략 1/3 이며, 2/3의 경우에는 갑상선약을 먹지 않더라도 남은 갑상선이 몸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합니다.
5-2. 능동적 감시
갑상선 유두암 중 최대 직경 1cm 이하인 미세유두암의 경우 수술하지 않고 관찰만 정기적으로 하는 능동적 감시(=적극적 관찰, active surveillance)가 또 하나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따라서 미세유두암 환우님들은 수술과 능동적 감시 중에 하나의 치료 법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선택은 환자분들이 자체적으로 해서는 안되고, 전문가의 면밀한 진단 후, 양자가 모두 가능하니 선택하시라고 제안을 받았을 때만 가능합니다. 크기가 1cm 보다 작더라도 능동적 감시를 할 수 없는 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5-2-1. 능동적 감시의 결과
2023년 7월, 갑상선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Thyroid 지에 일본 쿠마 병원에서 30년간 3222 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능동적 감시를 시행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쿠마 병원은 능동적 감시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병원이며 가장 많고, 긴 추적검사를 갖고 있는 병원입니다.
연구에 참여한 총 환자 수는 5646명이며, 모두 저위험군 미세유두암 환자였습니다. 능동적 감시와 즉시 수술 중에서 환자분이 선택하셨으며, 3222명이 능동적감시를 2424명이 즉시 수술을 선택하셨습니다.
능동적 감시를 하시던 환자분들 중에서 1) 3mm 이상 미세유두암이 커지거나, 2) 경부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을 권고했습니다. (이렇게 나중에 수술하는 것을 전환수술이라고 부릅니다.) 총 394명이 전환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빨간 테두리를 한 부분입니다. 즉시 수술을 하신 분들과 전환수술을 하신 분들 사이에 재발없음/재발의 비율이 똑같습니다. 통계적 차이는 없습니다만, 숫자만 보면 전환수술하신 분들의 재발율이 더 적습니다.
위에 보여드린 쿠마 병원의 데이터는 학계에서 인정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긴 데이터입니다. 그러나 쿠마 병원 뿐 아니라 요즘은 세계적으로도 능동적 감시를 많이 수행하는데, 그 결과는 쿠마 병원의 데이터와 비슷하게 모두 좋습니다. 이제는 미세유두암 환우님들의 경우 안심하시고 능동적 감시를 해도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었습니다.
5-2-2. 나도 능동적 감시를 할 수 있나요?
미세유두암 환자라고 하여 모두 능동적 감시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저위험군 미세유두암인 경우 능동적 감시의 좋은 후보 환자로 생각합니다. 여기서 저위험군이란 갑상선 피막에 침범도 없고, 림프절 전이도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능동적 감시의 전문가가 위 사항을 잘 판단한 후, 능동적 감시를 해도 된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에만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5-2-3. 미세유두암도 수술해보면 림프절에 미세전이가 나온다는데, 그러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미세유두암을 수술해보면 림프절에 미세전이가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통계를 보면 나중에 림프절에서 재발하는 확률은 수술환자군과 능동적감시 환자 군 사이에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이 분들이 추후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2-4. 능동적 감시를 하다가 수술을 하는 경우는 얼마나 되나요?
5 ~ 10% 정도의 환자분들은 미세유두암이 자란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수술을 그 때 하더라도 처음부터 수술하신 분들과, 능동적 감시를 하다가 수술 하신 분들 사이의 최종 결과는 매우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그간 나온 능동적 감시 환자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집대성하여 리뷰 논문을 발표했는데, 능동적 감시를 한 환자들의 치료 결과는 매우 안전했으나, 8 ~ 32 %의 환자들이 능동적 감시 중 수술을 했다고 했습니다. 환자분들이 수술을 받은 주된 이유는 미세유두암에 실제적으로 위험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주로 심리적 불안감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5-3. 수술과 능동적 감시 중에서 선택을 못하겠어요.
전문가가 충분한 검토 후 수술과 능동적 감시가 모두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드렸다 하더라도 선택은 쉽지 않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점은 "전문가가 충분한 검토 후 수술과 능동적 감시가 모두 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려 드린 후"라는 전제입니다. 수술과 능동적 감시의 선택은 이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전문가의 검토도 없이 환우님 혼자 수술이 좋을까 능동적 감시가 좋을까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전문가의 판정 후에도 많은 분들이 고민스러워 하는 큰 이유는 "뭐가 더 유리한가?"를 고민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학적으로 어느 한쪽이 뚜렷이 유리하다면 전문가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 하시도록 제안하지 않습니다. 유리한 것을 제안해야죠. 즉, 전문가로부터 수술과 능동적감시 중에서 선택해도 된다 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의학적으로는 양쪽의 예후는 동등하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럼 환우님은 뭘 갖고 판단해야 하느냐? 그것은 환우님의 마음을 보고 결정하시란 뜻입니다. 대개 환우님들은 다음의 둘 중 한가지에 더 가까우십니다. 본인의 마음에 더 가까운 쪽을 택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암인데 갖고 사는데 괜찮을까? 전이가 생기는거 아냐? 그런 불안감이 더 크시다면 수술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수술하면 흉터도 남고, 평생 약을 먹을 수도 있다던데.. 수술은 되도록 안하면 좋겠다. 그런 맘이 더 크시다면 능동적 감시 선택하시면 됩니다.
5-4. 고주파 후 능동적 감시.
미세유두암을 고주파절제술로 치료를 하고 나서 능동적 감시를 하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10여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현재 미세유두암을 고주파 치료 후 능동적 감시를 하는 케이스가 제일 많은 나라는 중국입니다.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고주파를 더 잘해서가 아니라 의료 규제의 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의 데이터는 상당히 희망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국민건강보험법령 체계의 틀 안에 편입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임상 치료는 불가하며 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 연구에 피험자로 참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5-4-1. 위드심의원의 미세유두암 고주파 절제술 연구
위드심의원에서는 2021년부터는 연구 단계로서 재발위험성이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연구 목적의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치료는 연구이기 때문에 아래의 기준에 해당하는 환우님들로서 수술과 능동적 감시 모두 할 수 없는 의학적 상황에 있으시거나 절대적으로 회피하고자 하시는 분들만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1) 유두암의 최대 직경이 1cm 이하인 경우
2) 미세유두암이 갑상선 내에 국한되어 있어 피막을 침범하지 않은 경우
3) 경부 림프절에 전이가 없는 경우
5-4-2. 고주파 하고 난 미세유두암은 어떻게 되나요?
암세포는 좀비처럼 지독한 놈들인데, 바늘에서 나오는 열로 암세포가 다 죽을까? 고주파 치료가 좀 모자라서 치료할 때 죽지 않은 세포들이 나중에 재발하는 것이 아닐까? 많은 분들께서 그런 불안감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나 고주파 전극에서 발생하는 열은 정말 강력합니다. 제 아무리 암세포라도 고주파 전극에서 발생하는 고열 속에서 살아 남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고주파로 치료한 갑상선 미세유두암은 사멸합니다.
5-4-3. 그러면 고주파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암의 치료는 눈에 보이는 암 덩어리를 사멸시켰다고 완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미세유두암의 고주파 치료 뿐 아니라 위암, 간암, 폐암 같은 다른 암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갑상선암의 수술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세유두암의 고주파 절제술에 관심이 있는 환우님들께서 요청하시는 경우 따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5-4-4. 고주파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으시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세유두암의 고주파 치료는 아직 연구 단계입니다. 따라서 고주파가 좋을 것 같으니 한번 해 보시라는 것과 같이 치료를 권고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연구자로서 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도 치료를 받으시는 것은 자발적 선택이지 정보를 제공받았으니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권유는 결코 없습니다. 미세유두암의 고주파 절제술에 관심이 있는 환우님들께서는 진료 신청하시면 기준에 해당하는지 여부 검토 후 연구 참여 가능성에 대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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